석동미
SEOK DONG MI
작가노트
크레파스와 스케치북만 있으면 하루종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꼬맹이시절 집 앞마당의 풀을 그리던 때가 생각난다.
화가가 꿈이셨지만 장남으로서 꿈을 이루지 못한 나의 아버지는연두색과 초록색만으로 열심히 풀을 색칠하던 나에게 풀을 가만히 쳐다보면 아주 다양한 색깔들이 보인다고 말씀하셨다. 그때가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이런 나의 일상들이 아직도 나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작품을 통해서 어린시절 어버지와 함께 그림을 그렸던 추억, 그때 가졌던 나의 꿈과, 물리적으로 작업을 할 수 없었던 시간들속에 가졌던 나의 꿈, 그래서 더 간절하고 소중한 지금의 내가 꾸는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항상 가슴속에 꿈을 품고 사셨을 아버지의 꿈도 함께 생각하게 되었다.
그 상징적 의미를 가진 매개체가 부메랑이다.
부메랑에는 추억과 꿈, 과거와 미래, 지나간 것과 아직 오지 않은 것들이 담겼다. 상반된 두 단어들은 결코 서로가 만날 수 없지만
과거에 던져진 부메랑이 한껏 날아올라 미래의 나의 손에 돌아온다. 그래서 부메랑은 상반된 의미를 가진 것들의 연결고리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작업방식은 반복적 패턴을 부메랑에 페인팅하거나, 수십, 수백개의 부메랑이 모여 하나의 형상을 만드는 조형물을 만들거나 설치작업을 한다. 반복적 패턴과 수십, 수백개의 부메랑들에는 꿈을 이루기위한 작가의 부단한 노력들과 간절한 소망이 담겨져 있다. 나의 부메랑은 던지기 전의 것보다 조금 더 커진 크기로, 조금 더 반짝이는 별빛을 담아서 돌아온다고 믿고 있다.


boomerang smile | 50x50cm | mixed media | 2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