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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

KIM SAN

작가노트

나는 거대한 자연물이나 아주 오래된 것의 표면에 축적된 기나긴 시간을 사유하며, 그로부터 내가 느낀 영원의 감각을 표현한다. 거대한 시간으로부터 느껴지는 아득한 감각은 아름다우면서도 나 자신이 찰나의 존재라는 것을 상기시켜 두렵게도 만든다.

찰나의 순간을 사는 유한한 존재인 나는 무한의 것들을 동경한다.상상의 것들은 실재하지 않기에 무한의 속성을 지닌다. 나는 상상의 세계를 그리며 영원에 대한 갈망을 해소한다. 나는 그 세계의 고요하고 정적인 장면을 통해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림 속에 주인공처럼 등장하는 나무들은 불같이 타오르고 물처럼 흘러내리기도 한다. 수호목에 기도하는 사람의 염원이 얽히듯 여러 가닥의 줄기가 넝쿨처럼 얽혀 있기도 하고, 무한을 상징하는 원형으로 뿌리와 가지가 원형으로 이어져 공중에 떠 있기도 한다. 육체에서 벗어나 영원을 얻는 신화 속 인물처럼 본래의 물질성을 잃을 때 그들은 초월적인 존재의 지위를 얻는다. 실재하지 않는 풍경을 머릿속에 그리는 것은 낯선 곳을 여행하는 것과 같다는 기분이 든다. 여행 중 인상 깊은 장면을 추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내가 떠올린 장면을 그려낸다. 실제로 본 적이 없음에도 이토록 그리운 것은 이 모든 게 전부 나의 가장깊숙이 자리한 정신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일 거다. 그러므로 가상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은 나의 내면을 여행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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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건 없다는 걸 알면서도, 2024, 캔버스에 수성 스프레이, 콘테, 아크릴, 726x606mm-1.jpg

영원한 건 없다는 걸 알면서도, 726x606mm, 캔버스에 수성 스프레이, 콘테, 아크릴,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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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ve, 190x270mm, 캔버스에 아크릴 스프레이, 연필,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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