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주
GO EUN JOO
작가노트
코로나 이후는 ‘불안의 시대’라고 말할 만큼 ‘불안’은 우리에게 거의 일상적인 개념이 되었다. 크게는 자연재해나 코로나19와 같이 우리의 생명조차 위협하는 재난적 상황이, 작게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점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본인의 작품은, 이러한 불안의 해결책으로 고대 공동체부터 오랜 역사 체험 속에 축적된 전통적인 기반 위에 뿌리를 둔 하나의 시도이다. 이전에는 한국 고대신화에 나타나는 꽃을 소재로 모성성을 시각화한 작업을 하였지만, 두 아이의 조산이라는 예기치 않은 경험으로 2019년 시점부터 부적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이후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불안’이라는 우리 시대의 정서에 주목하게 되었다. 대중매체들이 끊임없이 우리의 행동에 의문을 품게 하고, 그 염려가 더욱더 불안을 가중시킴을 보면서 우리의 조상들은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며 우리 전통에 대한 관심이 더 배가되었다.
본인의 작품은 이렇게 일상적으로 생기는 자신과 가족의 안녕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부적에서의 보편적 상징성을 지닌 그림ㆍ문자ㆍ기호를 차용하여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려는 시도이다. 본인은 전통적인 기원문화의 ‘부적’, ‘설위설경’, ‘지화紙花’등을 예술적 도구로 차용하면서, 우리 전래의 보편적 상징성과 대칭 구도, 오방색의조화로움이 오히려 예측 불가능한 불안의 시대를 사는 본인을 비롯한 현대인들의 삶을 위로하며 심리적 안정감을 얻게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 차용의 폭과 그 해석을 확대함으로써 우리 조상의 마음을 알게 된 동시에 평온을 찾게 되었다.
그렇게 현대의 삶은 또 지속되고 있다.


행운부, 30x30cm, 비단에 석채, 2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