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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PARK MIN JU

작가노트

나는 형상을 빚어내는 것을 삶의 즐거움으로 삼아온 사람이다. 작업할 때 종종 내가 미술을 하게 된 최초의 순간과 원시인이 토우를 빚어내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 둘을 동일시시킨다. 어릴 때 동네 개를 모사하며 시작된 '만들기'에서 시작된 원초적 표현 욕구가 여전히 창작의 원동력이 되며 이는 나의 근원적인 본능이며 단순하지만 핵심적인 예술의 본령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인간과 함께 지구를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는 동물에 관심이 많고 그들의 삶에서 인간과의 유사성에도 집중하는 한편, 동물이라는 미지의 존재가 주는 특유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에 매혹을 느끼며 숭배와 애정의 감정을 갖고 있다. 자연이 빚은 제각각의 육체에서 뿜어나오는 조형미는 미술가의 입장에서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다. 원시적인 재료라고 할 수 있는 점토로 대상이 되는 동물들을 표현하면서 오늘날 고도로 발달된 인간이 만든 복잡다단한 세상과는 단절된 감정을 느끼는 순간에 몰두한다. 여러 동물을 표현하는 작업에 더하여 육감적이고 볼륨감 넘치는 유인원의 몸에 대한 표현은 원형적 존재, 원시성, 조각적 볼륨감에 대한 예찬이기도 하다. 인간의 유전자와 96-8%정도 흡사한 원초적 인류라는 측면에서 인간의 표정, 동작과 유사하면서도 동물적 이면서도 이질적인 특징으로 인해 친근감이 가면서도 특유의 카리스마와 존재감으로 인해 원시성에 대한 경외감이 든다. 그 중 서부 아프리카 저지대에 서식하는 실버백 로랜드 고릴라를 많이 다루는데, 묘사를 하는 과정에서 육감적인 육체미를 극대화 시켜놓은듯 한 그들의 움직임과 동세에 더욱 매료되어 테라코타 토우 시리즈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ᅠ단순하고 전통적 방식의 작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러한 작품의 형식으로 인하여 자연에 압도당하며 숭배하고, 그 일부인 채 동화되어 살아갔던 고대의 모습을 향수하며 순수했고 원초적인 동물처럼 살아가던 인류의 모습을 긍정할 수 있지 않을까, 원래 인간이 그랬던 것처럼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자, 혹은 잊지 말자. 라는 메세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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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wing series-Stratum | 36x36cm / 20 Edition | 실크스크린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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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ra-Animal series Gorilla(074) | 300(W) x 300(D) x 280(H) mm | 테라코타 / 흑토 / 1100도 산화 소성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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