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연
KWON SOO YEON
작가노트
우리는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의자에 앉아 보낸다. 그만큼 우리의 삶에 밀접한 의자는 인체를 닮아 디자인될 뿐 아니라, 앉아있던 사람의 내면의 생각과 감정까지 고스란히 담아낸다.
어느 공간에 있든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의자를 찾는다. ‘나의 자리’를 찾는 것이다. 개인의 공간에 있는 의자 뿐 아니라 공공장소에서도 마찬가지며 앉아있는 동안 그 의자에는 누구도 함부로 앉지 않기에 ‘내 의자’인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의자는 매우 개인적인 사물이며, 그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을 닮는다.
사람들에겐 저마다 ‘나의 의자’가 있다. 내겐 덴마크 디자이너인 아르네 야곱센의 ‘다리가 세개인 앤트체어’가 그러하다. 앤트체어는 출시 당시 다리가 세개인 의자로 만들어졌으나 의자다리를 네개로 변경하고 나서야 판매가 잘 되었다고 한다. 나는 위의 이야기에서 의자다리가 세 개에서 네 개로 변경된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중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와닿았고, 다리가 세개인 앤트체어의 히스토리가 사회 안에서 소위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 조금은 다른 삶을 살아가는 한 명의 예술가,즉 ‘나’로 느껴졌다.
그러나 이 의자는 비단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된다. 우리는 대체로 어떤 집단 속에서 사회적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각자 내면에 다름을 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모습을 감춘 채 보통의 삶을 살아갈지, 소수의 삶을 살아갈지 끊임없이 선택하며 살아간다. 대다수의 사람들로 살아가는 것, 소수로 살아가는 것, 그 어느 것도 정답은 없지만 결국 그럼에도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있고, 나는 그런 다름이 공존하는 우리의 삶을 작품에 담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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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22x27.3cm, Acrylic on wood,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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